조재원 (Jaewon Cho)
공일스튜디오 (0_1 studio)

2004년부터 공일스튜디오(0_1 studio)를 운영하고 있다. 0에서부터 1을 의미하는데,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처음 나타나는 공간의 잠재성을 탐구하고 실현시키는 것이 주된 관심사이다. 2021년 12월 초, 공일스튜디오는 성산동 “러너스 그라운드”로 이전하였다. 새로운 일과 삶의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의 가버넌스에 대해 연구하고 실행하려 한다.


스크립트
  • [프롤로그]

    제가 공간을 나왔을 무렵에는 설계사무소에서 내가 실무를 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가 되게 컸어요. 회의가 되게 커서 실제로 제가 갖고 있던 책, 제도판, 이런 것들을 다 주고 팔고..., '난 다음에 다른 직업을 가져야겠다'해서 다른 대학원도 알아보고 이러던 차에 여행을 가게 된 거예요. 여행을 하면서 ‘아, 삶이 더 먼저인데 직업을 위주로 해서..., 뭐가 수단이고 뭐가 목적이냐고 할 때 내가 이거를 계속 혼돈하고 있었나 보다...’

    '건축이 무엇이어야 된다'라는 것은 내가 ‘삶의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느냐’하고, 그 안에서 얼마든지 건축을, 나의 어떤 하나의 툴로써, 나의 미디엄으로서 만들어 가면 되는 건데... 갑자기 뭔가 상황적으론 달라진 게 없는데 어떤 내 관점의 차이가, 전체 삶과의 관계를 굉장히 다르게, 완전히 리셋(reset)해서 보게 만들었던 거 같아요.

  • (09:10)

    사실 건축이 엄청난 배움의 과정이어야 되거든요 그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고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고, “그 가치가 이런 거예요”라는 걸 서로 벽을 하나 세우면서 뭐 “1층을 비울까? 말까?”, “주차장을 넣어야 해? 말아야 해?” 기후 위기라는데 뭐 “지열이 이게 적절한 거야?”, “나무를 써야 하는 거야?” 그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사실은 저희가 지금 화두로 삼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어떤 공감을 하는 과정이고 그것에 대한 지향점을 만들어가는 과정, 깃발을 또 꽂고, 꽂고, 꽂고, 이렇게 상상을 해나가는 과정인 거예요.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할 때 건축가 역할은 도대체 뭔가? 내가 ‘내 사무실에서 내 포트폴리오 안에서 계속 완성도를 더해가는 그런 언어로 완성해 나아가는 게 그게 건축가의 역할인가’

  •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Gangdong Green-Narae Welfare Center) (10:00)

    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공간을 나눠 쓰기가 쉽지 않은 조건에 계시고 민감하게 환경에 반응하고 사회적 소통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니까, 공간을 나눴을 때 문은 열려있지만, 막상 “이게 내 공간이야”, “내가 주인이야”하고 쓸 수 있는 공간은 정말 없겠구나. 이분들이 여기에 와 있는 시간, 그분들이 유일하게 사회적 활동을 하는, 도시와 만나는 공간으로 삶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죠.

    이러한 시설들이 좀 더 크면 좋지 않겠냐고 문의했더니, 여기서는 오히려 이런 작은 시설들이 도시에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런 작은 시설들을 다니면서 이분들이 오히려 도시에 존재가 드러나고, 이분들도 여행을 다니듯이, 그래서 한 장소에 오래 머무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어디에서는 뭘 배우고 어디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이렇게 도시에서 계속 그 지점들을 다닐 수 있는 동선들이 생기는 것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발달장애인들의 보호작업장과 체육시설이 같이 합쳐진 모델을 설계 하면서, ‘건축도 소통에 있어서, 물리적 공간의 사진, 투시도, 조감도, 이런 것들의 매체가 공간을 얘기하는 주 언어가 되기보다 조금 더 무형의 것,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조금 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향으로 옮겨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많이 합니다.

  • <카우앤독> (Cow&Dog) (16:16)

    오프라인의 장소를 만들지만 이것이 온라인 포털(portal)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공유오피스(coworking space)’라는 단어를 치면 아무것도 뜨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공유오피스가 뭐여야 하는지를 사실은 상상해서 만든 거예요. “소셜벤쳐(social venture)들이 모여서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라고 했던 거죠.

    건축이 왜 완공된 당시의 준공 사진으로 계속 프로젝트를 소통해야 하나요? 저는 그게 너무 제가 한 일이 아닌 거예요. 왜 제가 한 일이 늘 비어있는 물성의 공간으로 자꾸만 환원이 되느냐. 이게 저는 안타까운 부분이라서, 그것만으로 소통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그건 아니다’

촬영협조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이인규,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및 보호작업장 사원들, 진효숙, 서민정(달라라, 더무브먼트), 카우앤독, 강홍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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