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회사에 대해서 깊게 리서치를 하고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해서 어떤 조직을 만들어 일을 하고 있는지, 의사결정은 어떻게 되고 서로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의 기업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왜냐하면 우리의 회사와 우리가 일하는 것들을 계속해서 되돌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일이 저와 맞는다는 느낌을 받은 거죠. 그런 것을 생각하고 전략을 짜는 것을 재미있어하거든요.

가끔 우려가 돼서 직원들에게 물어볼 때도 있어요. “건축공학과를 나왔는데 약간 인테리어성의 일들도 하게 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본인들이 그걸 굉장히 좋게 생각해요, 다양한 스케일을 접하는 것에. 건축에서 프레이밍(framing)도 다뤄보고, 이러한 아주 디테일한 일들을 다뤄보는 것을 장점이라고 생각들을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이 두 종류 일이 서로 도움을 줘요.

저희는 공공프로젝트에서 법적으로 못하는 것 빼고는 100% 감리를 해요. 그리고 건축주들한테도 늘 말씀을 드려요. 결국 “모든 퀄리티의 컨트롤은 현장에서 일어난다” 아무리 우리가 설계도서를 꼼꼼하게 그린다고 해도. 그래서 그것을 많이 말씀드리고 대부분은 다 수용해주세요, 다행히.

'건축이 스스로 형태를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고 주변을 받아드려서 자연스럽게 생긴 형태를 만들어 보자’ 이런 생각이었어요. 이 건물을 공원 안에 앉히려다 보니까 제가 도서관 위치를 지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돌아보다가 수목 훼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곳을 골랐고, 설계할 때는 이 나무들을 다 비켜가면서 형태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건물 전면과 배면의) 대지에 1.2미터의 레벨차가 있는데 그 레벨차도 자연스럽게 건물 안에서 경사를 가져가게 해서 토목공사도 최소화시켰고, 그랬을 때 '건축은 어떻게 보이는가’를 고민했어요.

건축가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마치 서퍼처럼 바람과 파도의 힘을 가지고 균형만 잡고 내가 나아갈 방향으로 손을 딱 내밀고, 그 방향을 내가 보는 게. 그거를 시선을 거기서 떼면 넘어지더라고요. 내가 방향성을 갖고 그쪽을 바라보는 게 되게 중요한 거지, 그 다음은 저는 그냥 정말 바람과 파도의 힘으로 가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