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가 왔을 때 예술가가 몰입하여 자기 일을 하는, 그런 공간의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여기 창이 좀 답답했는데 시원하게 프레임 없이 만들고 외부에 나가는 문도 일부러 슬이딩 도어로, 항상 바깥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했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문을 열면 외부가 내부가 되고, 내부가 외부가 되어서 모든 게 하나의 미술관처럼 연장되도록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 슬라이딩 도어는 1:1로 나누어서 열리게 했어요.

보통 알루미늄은 폼이 있어야 되고 그것을 가지고서 얘를 쭉 만들어내야 되는 거거든요. 입면은 언제든지 뜯을 수 있고 언제든지 재조립 할 수 있고 확장할 수 있고.

지금 보면 다른 집들도 다 차폐창이 앞에 다 있잖아요. 창이 있어도 실제로 창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 차라리 외부 창을 조금 줄이고 대신 재료 자체에는 좀 밝은 벽돌, 그래서 닫혀 있어도 밖에서 봤을 때 부담스럽지 않은...

전체가 공용주차장인데, 전체를 하나로 활용하지 못하고, 대지의 전체 중에 반은 공용주차장이고 반만 대지여서, 정북방향 일조권이 여기도 작용해서 매스를 이렇게 뒤로 올린... 이 건물이 들어오면 이 집이 이제 막히니까 일부러 매스를 조금 쳐낸 것도 있었죠.

‘나는 내 일을 좀 하고 싶네’ 하다가 ‘안 되면 말지, 뭐’ 이런 그런 생각? 그런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와있는데... 요즘은 계속 페달을 밝고 있는 느낌? 시작과 끝은 있지만 끝의 끝이 있고, 끝의 끝이 또 있고 또 일도 새로운 일이 겹쳐져서, 뭔가 기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언제 내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