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Jung SuJin)
에스아이건축사사무소 (SIE Architecture)

2008년 에스아이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였다. 오랫동안 판교에 주택을 설계한 정수진은, “주택에는 '쉰다’, '숨는다’, '내려 놓는다’ 등의 개념이 존재”하며, "가장 사적이고,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을 갖춰야만 좋은 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크립트
  • [프롤로그]

    주택을 설계할 때 저의 명확한 생각 중 하나는, 집의 주인공은 가구나 집이 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설계하는 대부분의 집들을 보면, 가구가 벽인 듯, 벽하고 가구하고의 구분이 없이 집안에 녹아드는 붙박이 가구를 많이 디자인해요. 움직이는 것들조차 제대로 세팅이 되어서,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상상이 끝까지 완전하게 구현될 수 있는 것이 좋아요.

  • (07:12)

    이제 집을 다 지어서 건축주에게 입주하시라고 열쇠를 넘겨드릴 때 “집은 아기나 애완견하고 똑같습니다. 예뻐해 주시는 만큼 집이 오래가고 집이 반짝 반짝 빛나니까 자식이나 정말 사랑하는 것처럼 예뻐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그것도 어떻게 보면 그냥 이론적으로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까 그 예뻐하는 게 너무 너무 어려워요. 눈도 쓸고 낙엽도 쓸고 그리고 주변에 있는 하나하나를 다 이렇게 늘 챙겨봐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저한테 여유를 줬나 봐요. 이제는 오시면 누군가 저한테 의뢰를 하실 때 말씀드리는 게, “아, 제가 경험해 봤는데요, 이게 앞으로 당신한테 드릴 게 엄청날 겁니다”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만큼, 역시 자연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 <하늘집>(Spring House) (09:20)

    저는 벌거벗을 수 있는 곳이 주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옷을 벗는다는 개념도 있지만, 어딘가로 가서 “쉰다”, “숨는다”, “내려 놓는다” 기타 등등이 있는데, 집은 가장 사적이고, 그 사적인 공간 안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이 될 수 있는 조건들을 가져야 좋은 집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건축적인 첫 번째 해결책이 ‘중정형 주택’이었어요.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게 했죠. 그러면서 상대방한테 피해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에요.

  • <노란돌집>(Yellow Stone House) (10:20)

    대지가 각형으로 이렇게 다 꺾여 있거든요. 이 땅은 못생긴 땅 때문에 훨씬 더 돋보이는 집이에요. 모든 각들이 직각으로 꺾여있으면 한 면이 안 보일 텐데 다 이렇게 지 멋대로의 각으로 꺾여있기 때문에 이게 길어지면서, 이 집이 실질적으로 50평 초반 대의 집인데요, 대부분 보면 "이 집은 도대체 몇 평짜리 어마무시한 집이에요?"가 된 집입니다.

  • <붉은 벽돌집>(Red Brick House) (10:48)

    제가 싫어한 걸 처음 하게 된 집이에요 이런 박공 같은 것들이 옛날 구시대의 잔존이라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에. 그런데 다락을 원하셨고 다락을 어떻게든 쓸모 있게 만들어드리려고 하다 보니 결국은 박공을 할 수밖에 없었고요. 어차피 박공을 써야 되니 그 박공을 다시 디자인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외장 재료를 뭘 할까를 생각을 했는데, 우연히 장충공원을 지나서 쭉 가다 보니까 그날따라 정말정말 싫어했던 빨간 벽돌이 너무 인상적이고 감동이 깊어서 차를 세워놓고 거기 가서 한참을 봤어요. ‘이 집은 빨간 벽돌로 해야 되겠다’

    “왜 우리 집을 빨간 거로 하나요?”, “빨간 벽돌 그 싼 거를...” 그러면서 결국 울기까지 하셨는데요, 그랬는데 집이 다 지어지고 택배들이 막 오잖아요. 그 아내분이 “아, 거기요. 그 동네 가면 빨간 벽돌집 저희 하나밖에 없어요. 거기로 오시면 돼요.” 그래서 지금은 빨간 벽돌을 아주 자랑스러워하십니다.

  • <빅마마>(Big mama) (11:54)

    기와 느낌을 주고 싶고, 그래서 처음으로 돌로 지붕을 만들어 봤어요. 쓸데없는 공간이라고 생각되는 그 선입견들. 제일 큰 게 들어오면 현관, 어떤 갤러리적인, ‘대공간적인 요소가 과연 주택에 어떻게 녹아들어 갈 수 있을까’ 아니, 도대체 왜 이걸 굳이 이렇게 하녜요.

  • <이-집>(I-House)

    몇 년 동안 주택을 설계하다보니, 주택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 생기는 거예요. 평소에 쓸데없는 공간이라고 생각되는 선입견들, 현관, 복도... 아주 높은 천장에서 빛이 떨어지고 그 빛을 통해 '건축주는 밖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벗으면서 천천히 오시는 장치로, 그리고 거실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맞이하세요'라는 개념으로 설계했어요.

촬영협조
별똥집, 노란돌집, 하늘집, 각설탕, 붉은 벽돌집, 붉은 벽돌집-2, 할머니집, 빅마마, 이-집, 성수동 윤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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