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0년 살 집, 혹은 100년 살 집을 고민하는 거와 달리, 일정 기간이 보통 1년 이내인 거고, 그 미디어를 통해서 오히려 건축에 대한 고민을 엄청 많이 “건축이 무엇일 수 있는가” 우리는 왜 여기서 이런 얘기를, 무슨 얘기를, 이런 얘기를, 어떤 방식으로,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니까 건축을 많이 생각하게 됐고. ‘건축이 뭐지?’ 막 이런 이 정의하는 것들을 고민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던 거 같아요.

매번 주말에 그 공원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앉아서 모형을 대보고 '아닌 거 같아...'

앞뒤가 없이, 면들로 이어져 있는 덩어리가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공원과 건축의 경계가 사라지는 부분이 주요하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는 <윤슬>을, 양감이 있는 무엇이 아니라 공간이나 혹은 장소로서의 공공미술. “땅위로 솟아있는 것들은 하지 말자.”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제 땅속으로 들어가게 된 거죠.

우리에게 주어진 땅은 '서울로’의 지점에서도 가장 낮은 지점이었어요. 그래서 내려다보는 감각을 조금 더 극대화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목은 <레인 포레스트>인데 저희가 잡은 소재는 '레인체인’이에요. 옛날 불란서 주택 같은 것들을 보면 처마에 체인을 달아서 물을 빼잖아요. 계속 물을 내려보면서 테스트를 했었던 거죠. 이것이 체인이면 좋겠지만 체인이 아니어도 상관없으니까 온갖 공예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거예요. 저희는 이 공예적인 요소가 재밌기도 하고. 기존의 환경조형물이 됐건 파빌리온이 됐건.

이번 프로젝트는 콘크리트라는 물성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 주어진 시간, 이런 것들이 너무 빡빡하게 움직이다 보니까. 그리고 현장에 들어왔을 때 변수들도 굉장히 많았고요. 사실 지금도 그 불안함은 여전히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똑바른 건물이 올라갈 때도 언제나 이런 마음인 것 같아요. 내가 그리거나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1:1로 구현하는 마지막 순간, 우리는 확인할 수가 없잖아요. 짓기 전까진 그냥 도면인 거예요. 그게 마지막에 가서 확인이 되니까 늘 불안감이 끝까지 가는 거예요. 1:1로 보지 않으면 누구도 믿을 수가 없는 것이죠.